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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dgfgtfs 2023. 5. 13. 12:01

앤서니 브라운의 책은 유아동 도서 중에는 국민책이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누구나 다 접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 집도 예외는 아니라서 몇 권의 책을 접했는데, 대체로 <우리 엄마>, <우리 아빠>, <우리 형>처럼 가족을 재미있게 표현한 책 위주였다. 아이들이 크면서 앤서니 브라운의 다른 책들을 다시 접하게 되었는데.. 예전에 가지고 있었던 따뜻하고 예쁜 이미지와는 다르게 현실적이고 비판적인 내용과 냉소적인 느낌의 그림이었다. <동물원>도 매우 현실적이고, 비판적인 시선으로 그려낸 책이다. 그래서 더이상 유아가 아닌 우리 아이들이 읽고 얘기해보기에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땐 가끔 갔었던 동물원을 이제는 더이상 찾지 않는다. 왜냐하면 동물원이 인간의 이기심으로 만들어진 공간인데다 동물 본연의 모습으로 살 수 없도록 가두어 두고 그걸 보고 즐기는 인간의 모습은 매우 비윤리적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앤서니 브라운의 책 <동물원>에서도 엄마는 계속 동물원의 동물들이 불쌍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엄마의 표정은 웃고 있지 않다. 아빠는 동물원에 도착하기도 전부터 운전에 지치고, 입장료에 불만을 가지고, 재미없는 농담을 할 뿐이다. 아이들 역시 보고 싶은 동물이 바로 나오지 않는다고 지루해 하고, 배가 고프다고 보채고, 둘이 싸우고.. 동물원은 인간의 이기심이니 뭐니를 차치하고 보더라도 누구하나 즐겁지 않은 공간이다. 아이들은 갖혀있는 동물들을 보고 돌아와 그날 밤 꿈을 꾸었다. 마치 내가 동물원의 동물이 된 것 같은.. 아이들과 동물원이 과연 동물에게 좋을 공간일까?에 대해 얘기해봤다. 아이들은 동물원의 동물들은 갖혀있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을 거 같다고 했다. 행복하지 않아 보이는 동물들을 굳이 보러가야 할 필요가 있을까? 책 <동물원>은 동물원의 비윤리성과 인간의 이기심을 눈에 띄게 얘기하지 않는다. 동물원이 결코 유쾌하지 않은 공간임을 책 전체에서 내뿜고 있을 뿐이다. 책을 읽고 나면 누구도 동물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을 거 같다.

1992년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아빠와 엄마, 동생 해리와 내가 동물원에 가 동물들을 구경하는 모습을 재미와 함께 동물원의 역할을 생각하게 해줍니다. 동물원을 구경하는 가족의 모습을 꾸밈이 없는 문장들과 사실적인 그림으로 그렸으며, 가족의 표정들과 행동도 우스꽝스럽게 담아냈습니다. 심술맞은 아빠와, 말이 없는 엄마, 그리고 별 것 아닌일로 매일 다투는 나와 동생 해리. 사람들에게 항상 시달리는 동물들이, 이 동화책에서는 사람을 구경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또 이 작품에서 눈에 띄는 것은 삽화들입니다. 차가 막히는 삽화를 보면 사람들의 얼굴은 동물의 얼굴로 그려져 있고, 입장권을 끊는 삽화에서는 동물들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또 무슨 그림이 숨어있는지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