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6

dgfgtfs 2024. 1. 24. 00:42


나지막이 독백하듯 써내려 간 문장들에이끌려 읽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게 되고더욱 곱씹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와상황은 다를 테지만, 저에게는와닿았습니다....우린 오래오래안녕이지만 오래오래 사랑한 기분이든다네 머리를 쓰다듬고 강에 뛰어들고 싶다오래오래 허우적거리며 손의 감촉을 버리고 싶다한 행성이 내게 멀어져 간 것은 재앙이다네가 두고 간 것들을 나만 보게 되었다너를뭐라불러야할지모르겠다...남겨진 입장으로서 혼자서 감내해야 할감정들은 아직 저에게 너무나도 크지만그 아픔들을 느끼며 더욱 저는 그를기억할 수있을 것입니다.은유적이고 함축적인,위태롭지만 아름다운 문장들로부터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존재의 비극 속에서 맑아진 언어
‘투명한 서정’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시적 힘과 매혹

성동혁의 시가 보여 주는 맑은 슬픔은
재생(再生)의 약효를 가진 액체처럼
슬픔의 얼룩을 지운다. -김행숙(시인)

2011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성동혁의 첫 번째 시집 6 이 ‘민음의 시’로 출간되었다. 맑은 슬픔 , 액체화된 감각 , 병실의 난간에서 천천히 건조해져 가는 수건 같은 이 고통의 세계 라는 찬사를 받으며 등장한 시인 성동혁. 일상에서 죽음을 간과하지 않는 자의 삶이 시적이라면, 다섯 번의 대수술을 받으며 시적인 삶을 살아온 성동혁은 여섯 번째 몸으로 이 첫 시집을 썼다. 제목 ‘6’에는 생사를 가르는 다섯 번의 경험 이후 다시 시작된, 여리고 소중한 숨 같은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쌍둥이」로 시작해 「쌍둥이」로 끝나는 이번 시집은 4부, 총 67편의 시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쌍둥이」와 「6」은 모두 제목이 같은 두 편씩의 시가 실려 있는데, 이러한 거울의 이미지는 시편들뿐 아니라 시집 전체에 흐르는 일관된 콘셉트 중 하나다.

얼핏 보면 고요하고 일상적인 풍경이지만, 시를 읽어 나가다 보면 느껴지는 기이한 슬픔에서, 그것이 들끓어 오르는 격렬함을 가라앉힌 손만이 쓸 수 있는 언어임을 알게 된다.라는 이원 시인의 말처럼 성동혁의 언어는 관념이 아닌 고통과 죽음에 대한 체험이 이루어낸 간명하고 투명한 성취다. 6 의 투명한 서정이 독자들의 마음에 얼룩진 슬픔도 지워낼 것이다.


자서

1부

쌍둥이
면류관
홍조

6
흰 버티컬을 올리면 하얀
동물원
수은등
촛농
측백나무
나선형의 사람들은 저울 위에서 사라진다
긍휼
독주회

2부

어항
수선화
그림자
노을
걷는 야자수
나의 투우사-식사 기도
페르산친
라일락
모래시계를 뒤집는 심경
사순절
거인의 잔디밭
그 방에선 물이 자란다
비치발리볼
유기
마임
등대
코르사주


3부

여름 정원
반도네온
리시안셔스
바람 종이를 찢는 너의 자세
1226456
발라드
석회 그러니까 내가 원하는 건 얼지 않는 모스끄바

숲2
나 너희 옆집 살아
식빵
그녀가 죽고 새벽이 십 센티미터 정도 자랐다
나는 왜 고궁을 주인처럼 걸었는가
퇴원
매립지
자명악
창백한 화전민
붉은 광장
노를 젓자


4부

6
2
종유석
서커스
수컷
팔레트나이프
기억하는 악몽-라넌큘러스
망루
붉은 염전

백야
메니에르
횡단
기둥 안에서
성에

화환-대신하여 움직이는 작은 천국
쌍둥이

작품 해설/ 김행숙
통각(痛覺)의 가능성